마이너 취미 구체관절인형, 대중의 취향을 사로잡다

코로나19 이후 집콕 트렌드/SNS 공유문화 등이 인기 견인

제작 기간/가격 장벽 낮아지며 대중 접근성 커져

핸드메이드/커스터마이징 열풍, 차별화 소비 심리 자극

스튜디오에서 쵤영 중인 구체관절인형

 

국내 키덜트(Kid+Adul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약 5,000억 원 수준이던 국내 키덜트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해 2020년에는 1조 6,000억 원을 넘어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1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1인 가구 증가, 팬덤 문화 확산, SNS 소통 활성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그 인기의 한편에는 ‘구체관절인형(Ball-jointed doll, BJD)’이 있다. 팔과 다리 등 관절 부위를 둥글게 제작해 텐션으로 연결, 자유로운 포징이 가능하며 헤드와 바디 파츠 분리, 안구·가발·의상 교체, 메이크업 변경 등 소유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제작 기간이 길고 가격이 높아 성인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제조 기술 발전과 다양한 브랜드 진입으로 제품군과 가격대가 확대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점차 접근성을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키덜트 시장 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취미를 찾기 시작했고, 그중 자신만의 개성을 반영해 꾸밀 수 있는 구체관절인형이 인기를 끌게 됐다. 혼자 또는 같이 플레이할 수 있고 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고, 사진 촬영·SNS 공유 문화와 결합되면서 시장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20년 넘게 구체관절인형을 수집해온 김 모 씨(43, 경기도)는 “2000년대만 해도 일부 마니아들만 즐기던 마이너 취미였지만, 요즘은 스튜디오 촬영이나 SNS 공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과거 일본과 한국 중심이던 시장이 중국까지 확대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제품 가격 대도 다양해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일부 마니아층에 국한됐던 소비가 서서히 확산되며 2030 세대는 물론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퍼지고 있다. 단순 구매를 넘어 전시·촬영 등 다양한 문화적 경험으로 즐기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마이너 취미였던 구체관절인형이 점차 대중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핸드메이드 패션 브랜드 베니티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나만의 키덜트 상품’을 선호한다”라며 “구체관절인형은 가발, 의상, 소품까지 모두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이 흐름의 중심에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러한 맞춤형 소비 경향이 앞으로도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키덜트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체험형 콘텐츠, 전시회, 커뮤니티 구축 등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때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던 구체관절인형은 점차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며 ‘취미를 넘어 문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작성 2025.08.13 09:38 수정 2025.08.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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