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제8화 한 독립운동가의 ‘빨간 내복’

입력시간 : 2019-10-16 11:19:28 , 최종수정 : 2019-10-16 11:19:28, 이시우 기자

[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제8화 한 독립운동가의 ‘빨간 내복’

 

한 독립운동가의 ‘빨간 내복’

(단재 신채호)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 역사학자, 언론인으로 활동한 단재 신채호(申采浩, 1880~1936)는 어린 시절부터 역사와 학문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시와 글에도 뛰어나 ‘신동’으로 불렸으며, 열두 살 전후에 이미 사서삼경을 읽었다.

스물여섯 살이 되던 1905년에 성균관 박사가 된 그는 누구나 하듯이 관직에 나아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는 《황성신문》에 논설기자로 입사하면서 그 후 애국계몽운동의 이론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1910년 한일합방이 되자 중국으로 망명한 그는 ‘대한독립청년단’단장으로 추대되었고, ‘광복회’ 활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면서 독립운동에 힘썼다. 그는 무장투쟁을 통한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는데, 그러던 중에 1928년 일본군에게 체포되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당했던 뤼순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그는 안타깝게도 옥중에서 세상을 떠났다.

 

일제강점기의 깨어있는 지식인이자 독립운동가로서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삶을 살아낸 그의 모습을 알게 해주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신채호가 동료와 함께 목욕탕에 갔을 때였다. 목욕을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있던 동료는 신채호의 내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흔히 ‘빨간 내복’이라고 부르는 진홍빛 내복을 신채호가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신 선생! 여자 내의를 입으셨군요! 허허, 어찌 된 일이오?”

신채호의 동료는 빨간 내복을 보며 처음엔 껄껄 웃었고, 나중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내의가 따뜻하면 되지, 이 옷이 이상합니까?”

“그건 여성들이 입는 내복이잖소. 신 선생이 그렇게 빨간 내복을 입으니 이상할 수밖에요.”

“얼마 전에 어느 가게를 지나가다 보니 빛깔이 하도 고와서 나도 모르게 샀소. 따뜻하기도 하고 말이오.”

신채호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창피해하거나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태연하게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이 이야기는 그의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 금방 소문이 났다. 이상한 소문을 즐기는 사람들은 신채호가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런 반응에 관심이 없던 그는 사람들이 왜 자기를 보고 웃는지 알 수 없었고, 왜 웃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할 뿐이었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언제나 당당했던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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