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팔아 성공했다. 중국 저가항공 춘추항공이 만든 극단의 효율 실험

기내 서비스는 옵션이 되고, 침묵은 사라졌다

7kg 규정부터 40분 기내 판매까지

한국 LCC는 왜 ‘양반’처럼 느껴질까

“싸게 태울 권리”와 “참고 타야 할 의무”

중국 저가항공 춘추항공(春秋航空)이 보여준 극단의 선택

 

한국에도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가항공(LCC, Low Cost Carrier)이 이미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경쟁을 무기로 기존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의 독점 구도를 흔들었고, 이제는 ‘저가’라는 수식어가 어색할 정도로 서비스와 안정성에서도 일정 수준의 신뢰를 얻고 있다.

 

중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이라는 3대 국영 항공사 외에도 다수의 저가항공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상징적인 존재가 바로 춘추항공(春秋航空)이다.

 

중국 저가항공의 대명사격인 춘추항공(春秋航空)의 모습, 사진제공=春秋航空官网

 

이번 상하이 출장 중 일정상의 이유로,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항공사가 춘추항공이었다. 이 경험은 단순한 ‘탑승기’를 넘어, 중국식 저가 비즈니스 모델이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중국 항공을 자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중국 내 항공 이동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연착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연착 경험이 잦았던 항공사는 동방항공(东方航空)이었다. 지금까지 수차례 이용하면서 단 한 번도 제시간에 이륙하거나 착륙한 기억이 없다.

 

이륙이 늦어지면 그날 일정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미팅은 연기되고, 연결 일정은 꼬이며, 출장 전체의 효율이 급락한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우선 선택하고, 불가피할 경우 에어차이나(中国国际航空)나 남방항공(南方航空)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출장에서는 문제가 달랐다. 항공편으로 약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을 이틀 내에 왕복해야 했고, 그 곳에서 5개의 회사와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첫째 날 가장 이른 출발과 둘째 날 가장 늦은 귀환 항공편이 필요했다. 중국의 고속철도 가오티에(高铁)는 훌륭하지만, 해당 구간은 6시간이 소요됐다. 선택지는 없었다. 결국 저가항공을 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춘추항공은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동을 멈췄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이동이 제한되고, 항공 수요가 급감하던 시기, 이 항공사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항공요금은 극단적으로 낮추고, 기내 서비스는 거의 제거하며, 휴대 수하물과 위탁 수하물은 철저히 유료화하고, 기내를 하나의 ‘이동형 판매 채널’로 전환했다

 

[사진설명]=중국 저가항공의 대명사격인 춘추항공의 요금구조는 동일한 거리의 고속철도(高铁)와 비교화여 저렴하고(사진 왼쪽) 수화물 규격에 대한 안내(사진 오른쪽) 내용이다. 이미지편집=上海德可斯

 

당시 이 모델은 많은 중국 소비자에게 충격이었다. “왜 안 되죠?”에서 “알겠습니다”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전환되고, 진화되었다. 출범 초기, 공항의 춘추항공 발권 카운터 주변에서는 늘 고성이 오갔다. “이 캐리어는 평생 기내 반입으로 다녔는데 왜 안 됩니까?”, “물 한 잔도 안 줍니까?”

 

승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따졌고, 승무원들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론은 언제나 같았다. “우리는 싸게 팔았습니다. 목적지까지 가장 낮은 비용으로 데려다 줍니다. 그 이상을 원하면 비용을 더 내세요.”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타려면 추가 요금을 내거나, 캐리어를 버리거나, 택일하라는 식이었다. 결국 열 명 중 열 명은 이렇게 결론 내린다. “그래, 싸게 타니까 이 정도는 참자.” 말싸움은 항상 항공사의 승리로 끝났다.

 

그 숱한 험난한 과정을 통고하면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별난 장면이 연출된다. 이륙 후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는 순간, 또 다른 풍경이 마치 꿈 속의 한 장면처럼 펼쳐졌다. 승무원들이 카탈로그를 들고 기내를 쉼 없이 오가며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승객들은 조용히 가고 싶다며 불만을 표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단순하다.

 

“이 가격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는 없습니다.” 결국 이 싸움 역시 항공사의 완승이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규칙에 적응했고, 마치 순한 양처럼 그게 이 항공사의 규칙이니까, 그리고 나는 이만큼 비용을 절감하면서 내가 가야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니까 순응하고, 적응하고, 생각을 바꾼다.

 

중국 저가항공의 대명사격인 춘추항공의 요금구조는 동일한 거리의 고속철도(高铁)와 비교하여 시간도 2시간이면 가능(사진 왼쪽)하지만, 고속철도(高铁)는 6시간 12분이 소요된다. 이미지편집=上海德可斯

 

흥미로운 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제 춘추항공의 규정은 대부분의 승객에게 ‘상식’이 되었다. 기내 휴대 수하물은 1인 1개, 7kg 이하, 크기 제한이 있는데, 20×40×30cm 이내, 13인치를 초과하면 불가하고, 캐리어의 무상 위탁은 없고, 상기한 몇 가지 규정 초과 시 명확한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는 원칙에 사람들은 이제 적응했다. 불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고, 그 전제 위에서 선택한다.

 

기내에서의 판매 방식은 매우 교묘하게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침묵 대신 ‘집중 공략’을 선택한 항공사의 전략을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직접 판매 방식은 사라졌다. 대신 더 정교한 방식으로 하늘 위에서의 판매 방식이 등장했다.

 

이륙 후 약 40분간, 기내 방송을 통해 제품 하나하나를 상세히 설명한다. 이 제품은 이런 특징이 있고, 이 가격은 기내 전용이며, 승객 여러분들이 다 알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했고, 창립 기념 한정 수량이며, 재고는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 이곳에서 이 순간, 지금이 최적의 구매 타이밍이다. 동시에 승무원은 태블릿 PC를 들고 기내 앞에서 뒤까지 이동하며 시각적 자극을 더한다. 판매 방송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조용함은 없다. 대신 ‘전환율’이 있다.

 

이쯤 되면 한국의 저가항공은 오히려 ‘친절한 편’으로 느껴진다. 물론 요금은 중국 LCC가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한국 LCC는 여전히 서비스 최소선(마지노 라인, Maginot Line)을 지키려 한다. 중국 저가항공의 대명사 춘추항공은 그 선마저 명확히 끊었다. 춘추항공은 묻고 있다. 항공 서비스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동만 보장되면, 나머지는 모두 선택 사항인가?

 

이 항공사는 이동을 ‘권리’가 아닌 ‘상품’으로, 서비스는 ‘포함’이 아닌 ‘옵션’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그 정의를 소비자에게 강요하지 않고, 가격으로 설득했다. 결국 소비자는 선택했다. 불만은 사라졌고, 탑승률은 유지되었으며, 비즈니스 모델은 살아남았다.

 

춘추항공은 불편하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자주 타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 항공사는 거짓이 없다. 싸게 팔고, 그 이유를 숨기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글로벌 항공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춘추항공은 하나의 실험이자 질문이다.


“소비자는 어디까지를 감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은, 생각보다 훨씬 멀리까지 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극단은 때로 솔직하다”라는 사실을 이번 저가항공 탑승을 통하여 조용히 생각해 본다.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작성 2026.01.28 15:00 수정 2026.02.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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