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의 열쇠를 쥔 7개의 섬: 미군이 노리는 '불침 항모'의 정체

미군이 노리는 이란의 '불침 항모' 7개 섬…호르무즈 해협 장악 작전의 전모

아부무사에서 라라크까지: 이란의 아치형 방어선이 미국 군사 계획을 막는 이유

호르무즈를 열려면 먼저 이 섬들을 잡아라…미 해병대 4,000명이 향하는 곳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아부무사·대소 툰브 섬 등 이란의 '아치형 방어선'…美, 수륙양용 작전 검토 속 정치적 딜레마까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그 좁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이란은 수십 년에 걸쳐 조용히 '섬의 요새'를 쌓아왔다. 미국 지상군 수천 명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지금, 세계의 시선은 이란의 카르그(Kharg) 섬을 넘어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감싸는 7개의 전략 도서(島嶼)로 옮겨가고 있다. 이 섬들은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니다. 이란이 스스로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 부르는 지정학의 핵심 거점이다.

 

'아치형 방어선'의 탄생

 

중국 중산(中山)대학교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아부무사(Abu Musa)·대툰브(Greater Tunb)·소툰브(Lesser Tunb)·헹감(Hengam)·케슘(Qeshm)·라라크(Larak)·호르무즈(Hormuz) 등 7개 섬을 연결하면 하나의 거대한 호형(弧形) 방어선이 완성된다. 이란 연구자 에나야톨라 야즈다니와 중국 연구자 마옌저는 2022년 공동 논문에서 이 '아치형 방어선'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있어 전략적 우위를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페르시아만 서쪽 끝에 있는 아부무사·대툰브·소툰브 세 섬이 특히 핵심이다. 수심이 얕은 만(灣)의 특성상 대형 유조선과 군함이 이 세 섬 근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고속 공격정, 기뢰 부설함, 드론이 이 섬들을 발판으로 삼는다면 해협은 순식간에 봉쇄될 수 있다. 실제로 IRGC는 지난해 세 섬에 대한 전력 강화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미군의 선택지와 각 섬의 전략 가치

 

2026년 3월 현재, 미국 해병원정대(MEU) 두 부대, 약 4,000명의 병력이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여기에 미 육군 82공수사단 약 1,000명도 추가 파병 대기 상태다. 하와이 기반의 군사 분석가이자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장 칼 슈스터(Carl Schuster)는 "이 섬들은 만(灣)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의 이동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라고 평가한다.

 

미군의 상륙 방식은 두 가지다. 해상으로는 공기부양정(LCAC)을 이용한 해안 상륙이 가능하고, 공중으로는 CV-22 오스프리 틸트로터기와 헬기, 또는 82공수사단의 낙하산 강하가 옵션이 된다. 그러나 각각의 방식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해상 상륙 함정이 만 안쪽으로 진입하려면 이란 본토와 외곽 섬들의 방어망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 오스프리는 느리고 방공망에 취약하며, 낙하산 강하는 장비 수송에 제약이 크다.

 

전쟁연구소(ISW)의 3월 24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및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미 아부무사·대툰브·소툰브의 이란군 격납고, 항구, 창고 등 군사 인프라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수륙양용 작전 전 단계로 분석된다.

 

'폭탄으로 협상한다'라는 워싱턴의 기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인프라 타격 마감 기한을 4월 6일로 10일 연장하면서 협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뒀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라고 밝혔지만,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폭탄으로 협상을 계속하겠다"라고 못 박았다.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튼(Cedric Leighton)은 해협 동쪽 입구에 있는 라라크 섬을 특히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이란이 라라크에서 미사일이나 소형 공격정을 발사한다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점령 이후도 쉽지 않다. 슈스터는 각 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1,800~2,000명의 주둔 병력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뉴욕 비당파 분석기관 소우판센터(Soufan Center)는 "점령 병력이 이란 본토로부터의 드론·미사일·포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섬 하나가 품은 지정학의 무게

 

전쟁이 끝난 뒤에도 문제는 남는다. 아부무사·대소 툰브 섬은 1971년 이란이 UAE 독립 당시 강제 점령한 곳으로, UAE는 수십 년째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섬을 장악한 뒤 이란 신정부에 돌려준다면 UAE를 자극하고, UAE에 넘긴다면 새 이란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 있다. 슈스터는 이를 "워싱턴의 정치적 딜레마"라고 규정하며 말한다. "모든 선택지에는 부정적 결과가 따른다. 완벽한 계획이란 없다. 비용과 위험, 의도된 결과와 의도하지 않은 결과 사이의 균형만 있을 뿐이다."

 

7개의 섬. 지도에서 보면 작은 점들에 불과하지만, 그 위에는 수십 년간 쌓인 역사의 무게와 수백만 명의 생존이 걸린 에너지 통로가 얹혀 있다. 전쟁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균형'을 말할 때, 그 저울 위에 놓이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섬은 침몰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위에서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은 다르다.

 

작성 2026.03.28 16:03 수정 2026.03.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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